BooK story/일독

[도서 리뷰]2017. 11. 9.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1>. 1일

강철파파 2017. 12. 18. 09:46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생각하면 영화가 먼저 떠오른다. 메릴 스트립, 앤 해서웨이 주연의 영화가 떠오른다. 이 영화를 보고서 메릴 스트립이 왜 유명배우인가를 생각해보게 했던 것 같다. 도도함, 거만함, 치밀함, 애절함을  잘 소화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소설을 원작으로 제작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소설을 읽어봐야지 했는데 그게 벌써 5년은 넘은 듯 하다. 이제서야 소설을 읽게 되었다. 영화에서의 감동이 얼만큼 전해질지 기대하며 읽기 시작하였다.

역시 소설이라 그런지 빨리 읽혔다. 회계 관련 도서를 읽을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재미있다. 놓고 싶지 않다. 영화의 내용과 대체로 비슷하지만 다른 설정들이 눈에 띄었다. 그런 점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는 듯하다. 영화로 제작된 소설이 있다면 꼭 두 가지를 비교하며 보는 것도 재미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책은 재미있다. 흥미로운 내용, 구성 등 지금까지는 왜 인기가 있었는가를 알아볼 수 있는 소설이다. 내용은 여성들이 좋아하는 패션에 관한 내용이고(남성들도 관심의 대상임), 악녀, 한 여자의 변신 등 굉장히 흥미로운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구성에서는 폰트를 달리하여 큰 목소리와 작은 목소리, 대사와 속마음을 파악이 쉽도록 만들었다.(우리나라 편집 과정에서인지 실제로 집필 당시에도 이랬는지는 알 수 없다.) 그리고 영화 제작을 염두해 두고 책을 썼다고 할 만한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화 속 민머리 아저씨로 등장하는 나이젤이 소설에서는 키가 210의 건장한 남자로 등장하는데 위 아래가 붙은 점프 슈트를 입고 등장한다. 그러한 장면은 '근육질의 몸이 데님 점프슈트에서 터져나올 것만 같았다. 잠깐, 점프슈트? 맙소사!'라는 부분이다. 장면이 지나간 뒤에 내가 뭔가를 잘못 본 것인가같은 액션으로 화면을 구성하는데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소설의 내용은 작은 마을에 살던 앤드리아는 '런웨이'잡지사에서 악마로 불리는 패션계의 전설 미란다 프리스틀리의 어시스턴트로 일을 하면서 겪게되는 다양한 사건들을 다룬 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저자인 로렌 와이스버거가 겪은 실제 경험을 각색하여 만든 소설로 현실적인 내용들과 소설적 허구가 잘 어우러져 만들어진 작품이다. 소설의 장점은 내가 원하는 곳에 멈춰서서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기 계발서가 주는 큼직한 글씨체 당구장 표시와는 다른 나만의 명문장을 찾아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오늘 멈칫한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행운을 빌어요. 당신에겐 행운이 필요하니까."
미란다 프리스틀리의 어시스턴트로 들어왔다는 말을 들은 남자는 앤드리아에게 행운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왜 꽂혔는지 왜 멈칫 했는지 알 수 없지만 지금 나에게도 행운이 필요하다고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누구나 행운은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것이 나의 염원을 이루어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 행운이 필요하니까에는 여러 상황을 말하는 것일까도 생각했다. 나의 간절한 염원이 이루지길 바란다 또는 너의 상황이 좋지 않으니 행운이 필요할거야라는 식의 상황이다. 아마 이 말은 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 앤드리아에게 어떤 시련과 고난이 있을지 짐작하게 한다.

 

"잘났어요, 정말. 어딜 가든 널리 이로운 행동만 하시는군요. 내가 만약 자기를 사랑하지 않았다면 아주아주 미워했을거야."
앤드리아가 남자친구에게 전한 말입니다. '사랑'으로 관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미워했을 행동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일까를 생각했다. 앤드리아가 농담조의 이야기였겠지만 관계에 대해 생각해봤다. 나는 배려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보니 상처도 많이 받았었다. 나는 이정도 노력을 하는데 상대는 그러지 않는 것인가하고 고민했던 때도 있었다. 관계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면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살아간다는 생각도 갖는다. 그러다 느끼는 것이지만 너무 관계를 위해 애쓸 필요도 그렇다고 너무 무관심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지금의 생각은 내가 먼저라는 생각이다. 나를 위한 삶이 결국 타인을 위한 삶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여전히 어렵다. 아마 내가 죽을 때까지 고민의 대상일 것이다.

 

 

"나는 이상하고 신나는 세계로 내 마음을 포장하려고 노력했다."
앤드리아는 하루 동안 미란다의 지시에 따라 업무를 보게 되고 다시 돌아와 크리스마스 선물을 포장하게 된다. 여러 유명인사로부터 들어온 선물을 풀어보고 다시 그들에게 보낼 선물을 포장하면서 현실의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유명인들에게도 선망의 대상인 미란다와 함께 일한다는 것에 대해 두근대고 있었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는가? 나에게 밝은 미래를 보장해주는 사람이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일로 나를 힘들게 한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내가 원하는 삶을 살 것인가. 성공을 보장하는 삶을 살 것인가. 지금 당장 대답을 원한다면 솔직히 대답을 바로 하지 못 할 것같다. 어려운 질문이다. 내 마음을 포장하며 견딜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예전에는 소설을 한 권 읽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리뷰를 작성하면서는 의미를 되새기며 읽게 된 거 같다. 마지막으로 내가 생각하는 영화의 명대사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말은 제대로 하자.
넌 노력하지 않아.
그냥 징징거리는 거야.

미란다의 횡포에 징징대던 앤드리아에게 한 나이젤의 충고이다.
주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보며 저 대사의 의미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