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동안/SUPER-HAN 여행

[여행리뷰] 제주도의 한라산 백록담 서다

강철파파 2018. 12. 11. 12:01

주말을 이용하여 떠난 제주도는 여전히 아름다웠으며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기에 충분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에서 한 번쯤은 고민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웠던 한라산 등정을 목표로 하기로 하였다.

한라산의 정상에 올라가기 위한 코스로는 <성판악 코스>와 <관음사 코스> 두 가지가 있는데 비교적 수월하다는 <성판악 코스>로 향했다. 아침을 먹고 일찍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9시가 조금 넘어서야 입구에 도착할 수 있었다. 부지런히 올라가야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급하다고 급히 올라가면 무리한 산행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하므로 일단 바쁘지만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기로 했다. 허리, 다리, 팔 모든 부위를 스트레칭하고서야 산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무려 9시간의 코스를 위한 준비운동이니 꼭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준비 운동을 마치고 이제 씩씩하게 한 걸음씩 발을 떼기 시작했다. 아직은 가벼운 발걸음이다.

얼마 올라가지 않아 발견한 해발 1000미터 아직은 웃으면서 사진도 찍고 '반절이나 왔네.' 하며 좋아했다. 반절이 반나절이 될 줄은 생각도 못하고 계속 씩씩하게 올라갔다.

 11시 30분에 도착한 진달래대피소 대략 초입에서 3시간 걸린다는 표지판이 있었는데 우리는 거의 2시간 20분만에 올라왔다. 정상에 못 가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거의 쉬지 않고 올라왔다. 진달래대피소에 가면 특이한 모양의 화장실이 있는데 거기에서도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았는데 우리는 그냥 찍지 않았다. 여기의 대피소에는 물이 나오지 않아서 물티슈가 필수이다.

이제 다시 힘내서 더 높은 곳으로 고고합니다!! 가도가도 보이지 않는 정상! 높은 지대 탓인지 아니면 그날의 날씨 탓인지 안개가 자욱했다. 맑아졌다는 반복했습니다.

올라갈 수록 더워져서 바지도 걷어올리고 물도 자꾸 목으로 들어가고 물 500ml 3개와 300ml 1개를 준비해갔는데 올라가는 길에 500ml을 다 먹어버렸습니다. 물은 넉넉하게 준비해 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올라가는 길에 힘 딸리면 마시려고 준비해간 커피까지 하면 물을 많이 섭취하였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질 수록 정말 변화무쌍한 날씨를 보여주었습니다. 정상이 보이길래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를 키면 그 사이에 안개가 자욱해져 찍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문득 삶이 정상을 오르는 것과 같지 않나 생각했습니다. 높은 목표는 쉽게 잡을 수 없도록 보였다가 보이지 않았다가 하는데 그저 지금 상황에서 믿음을 가지고 묵묵하게 최선을 다하는 것이 보이는 정상을 또는 보이지 않는 정상에 오르는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러한 통찰을 주는 산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오르지 않나도 생각했습니다.

3시간 30분만에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 정상에 오르니 풍경을 보기보다는 백록담의 상징 앞에서 사진을 찍기에 바빴습니다. 1시 30분이면 정상에서 하산을 해야했기에 저희도 오르자마자 백록담을 보기보다는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거의 시간이 다 되어 사진을 한 장 찍어 기념을 남기고 백록담을 보기 위해 조금 더 올랐습니다. 오르자 보인 건 텅 빈 공간의 백록담이었습니다. 이 곳에 오기 전에 검색을 통해 본 백록담의 모습도 물이 없었지만 실제로 보니 안타까운 마음이 더 했습니다. 그리고 라면을 챙겨가지 못한 안타까움이 있었습니다. 다음을 기약할 때 다른 것보다 라면은 꼭 챙겨야겠구나 생각했습니다. 라면 꼭 챙기세요!

물이 가득한 백록담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산에 오르는 것은 여전히 쉽지 않지만 한 번은 도전해보며 나를 시험하고 삶에 대해 돌아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올라가는 길만큼 내려오는 길도 쉽지 않았지만 하루 동안의 추억으로 한 달, 1년을 살아갈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바다보다는 산에서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준비물 - 물 최대한 많이,

             라면 꼭 챙기세요 두 번 챙기세요

            대부분 등산 장비를 다 갖췄는데 미끄러움을 방지할 수만 있다면 등산장비를 완벽히

            준비하지 않아도 괜찮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