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와 함께 고향에 갔다가 다시 성남으로 올라오는 길에 라디오에서 재미난 책을 소개해주는 것이다. 악마의 관점에서 인간들을 바라본 세상에 대한 내용이라는 것이다. 작가는 다름아닌 <C.S.루이스> 우리가 알고 있는 <나니아 연대기를 쓴 소설가이다. <나니아 연대기>를 읽어보지 않았지만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로 기억되어 <C.S.루이스>가 최근의 작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1898년 11월 29일에 출생해서 1963년 11월 22일 사망한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앞선 삶을 살았던 작가이다. 그래서 책에 호기심이 생겼고 집으로 돌아가 하루 뒤에 책을 주문하게 되었다. 책은 양장본과 보급판이 있었는데 보급판을 선택하게 되었다. 책이 도착하고 받아들었을 때 굉장히 작고 휴대하기가 좋은 책이구나 생각하며 읽어 내려갔다.

 

 책의 내용은 전체적으로 편지내용이다. 스크루테이프라는 악마 삼촌이 웜우드라고 하는 조카에게 편지로 인간을 어떻게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을 소개하는 내용이다. 인간을 환자, 하나님을 원수라고 표현하며 이 책의 내용은 악마의 관점으로 기술되어 있기 때문에 읽어내려 갈 때 선과 악을 잘 분별해서 읽어야했다. 한창 종교, 신념, 악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여서 그런지 내용은 와닿는 내용이 많았다. 궁금했다. 나를 힘들게 하고 어려움에 처하게 하는 사람들은 '악마'인지 '악마'의 꾐에 넘어간 하나님의 자녀인지 전자라고 생각된다면 모든 것이 원통하고 부정적으로 바라봐지지만 후자로 생각한다면 내가 용서 못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던 것 같다. 그런 시기에 이 책을 읽어서 그런지 내가 '악마'의 꾐에 넘어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몇 가지 기억에 남는 내용을 전하겠다.

 

전쟁이나 전염병 따위에 무너지는 믿음이라면 애당초 무너뜨리려고 수고할 가치조차 없다.

인간의 믿음 중에서 마음을 흔들리게 만드는 주변 상황들이 있다. 경제적인 이유, 사람과의 관계에서의 이유 나도 아내와 다투는 날은 교회에 나가기 싫고 집에서 쉬고만 싶어질 때가 있다. 그런 외부 요인에 의해 내 믿음이 흔들린다면 그것은 '악마'조차도 돌아보지 않는 보잘 것 없는 믿음이라는 것이다.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란 외부 요인에 의해서 변화되는 마음이 아니라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무는 오래된 나무처럼 굳건히 서있는 모습일 것이란 생각을 했다. 마치 다른 사람을 위해서 하나님을 믿고 있다는 인상은 '악마'에게도 하찮게 보여질 믿음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탐식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은 욕심을 부리는 행위로 악마가 우리의 마음을 흔드는데 사용한다는 것이다. 한 번도 많이 먹는 것을 악마의 속삭임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냥 적당히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만 생각했지 악마의 속삭임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탐식'은 욕심을 부리면 더 많은 욕구가 생겨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욕심을 부리게 되면서 악마의 유혹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인간의 전쟁은 더 많은 땅에서 더 많은 재물을 누리기 위해서 벌어진다. 그것은 욕심에서 비롯되는 행위이다. 악마는 이 욕심의 때를 놓치지 않고 침투하는데 우리에게 탐식은 욕심의 시작이라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절제된 음식도 하나님을 바라보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간절히 바라는 바는 인간들이 기독교를 수단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악마가 바라는 것은 기독교가 하나의 진리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다른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게 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에 부모님이 주는 용돈이 좋아서 교회에 나가면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서 다닌 적이 있었다. 교회에서 얻게 되는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용돈, 친구라는 목적의 수단이 되었던 것이다. 어른이 되니 내가 하는 일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장사를 하기 때문에 사업을 하기 때문에 나의 취직 길을 인도하기 때문에라는 이유를 말씀보다 더 절실함으로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 또한 교회에 나가게 되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속에서 세상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겠지하고 생각했다. 물론 그 정보로 인해 나의 삶이 풍요로워 질 수는 있어도 나의 영은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되는 삶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나는 조금은 변했다. 종교적으로 조금은 더 성장했으며 우선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세상 속에서 인간이 흔들리는 이유와 흔들리는 마음의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악마의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을 통해서 앞으로 내가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지 알게 해주었다. 지금은 방법을 먼저 찾으려고 노력했던 지난 날의 나를 뒤로하고 기도가 먼저 하나님께 감사가 먼저인 삶을 살고자 노력하려고 실천하고 있다. 하나님이 먼저시고 주님이 하십니다.

 

흔들리는 종교인들에게 이 책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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