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었다.
1권이 앤드리아가 미란다에게 시달리는 이야기에 중점을 두었다면 2권은 그로인해 다른 사람들과 깨어져버린 관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우리나라라면,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하는 부분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업무로 인해 미란다의 출장에 동참하게 된 앤드리아에게 릴리의 사고 소식을 전하며 왜 돌아오지 않느냐며 릴레에게 오지 않느냐며 힐난하는 부분이 나온다. 나는 우리나라가 가족에 대해 그리고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보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반대 현상이 되어 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서양은 점점 가족 중심이 되어가는데 우리는 일상보다는 업무에 일에 더 많이 투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업무로 떠난 이에게 왜 돌아오지 않느냐며 힐난하는 부분을 이해하지 못했다. 돈을 벌어들이는 일에 집중하다보니 가족을 잊어 가는 모습들의 작품이 많아지는 것도 변해버린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우리의 좋았던 문화가 다른 나라의 모습에서 되찾게 되기를 바라는 모습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그런 업무의 시달림에 앤드리아는 결국 미란다에게 과감하게 엿을 달리고 회사를 그만둔다. 이제 며칠만 참으면 본인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데 그러지 않고 과감한 행동을 하게 된다. 아깝다라는 느낌과 통쾌하다라는 느낌이 공존한다. 기회를 얻기가 어려운 한국 사회에서는 그러기도 쉽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앤드리아는 해낸다. 과감함을 잃어가는 사회적 구조를 해결해내지 않는다면 부당함에 맞서는 젊은이는 줄어들 것이다. 부당함에 항거하고 그로인해 기회가 박탈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

소설의 묘미는 같은 글을 읽어도 다른 감정과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에 있을 것이다. 읽을 때 마다 다른 느낌이란 그런 것이리라
2권을 읽는 동안 나에게 물음을 던지게 만든 글 3가지를 소개한다.

 

길을 걷다 떨어진 돈을 주워 친구들과 술 한잔 기울였던 때가 생각난다. 뜻하지 않은 행운은 그렇게 사라졌다. 쉽게 얻은 것은 그렇게 쉽게 사라진다는 것을 체감했던 일화다. 친구 중에 정말 공부를 잘 하는 친구가 있다. 그 친구의 말이 아직도 떠오른다. 공부는 어렵게 해야한다고 그래야 쉽게 잃어버리지 않는다고 했다. 뭐든 쉬운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쉽게만 살아가려 했던 내게 일침과도 같은 말이었다. 왜 공부가 안 되냐며 더 쉽고 편한 방법만을 찾았던 나는 그 말에 쉽게 동의하지 않았지만 달라져버린 둘의 삶에서 그 친구의 말에 동의하게 되었다. 요즘 쉽게만 살아가려는 학생들에게도 전해주고 싶은 말이다.

 

이별은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는 중요하고도 힘든 상황일 것이다. 연인의 이별, 죽음으로 인한 이별 등 모든 이별들을 기쁘게 맞아들이는 것은 어렵다. 앤드리아의 연인 알렉스는 관계보다 업무를 중시하는 앤드리아에게 결국 연락하지 말자며 이별의 암시를 한다.
이별 굉장히 어렵다. 이유를 알기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 변해버린 너가 이유가 되는 것인지 그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게 된 내가 문제인지 알지 못하고 서로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끝나게 되는 것이 이별이라. 문제를 나에게서 찾기 어려운 것 또한 이별이다. 알렉스가 연락하지 말자라고 하면서 변해버린 앤드리아를 탓하지만 결국 그 상황을 배려하지 못하고 마는 알렉스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별의 이유를 내게서 찾아보는 것이 자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진심 어린 반성과 서로에 대한 이해만이 아름다운 이별이 되리라 생각한다. 아름다운 이별이 되기 위한 우리들의 자세는 어떤 것인지 여전히 질문하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앤드리아와 미란다가 처음으로 대화다운 대화를 나눈다. 일방적 소통만 하던 미란다가 앤드리아의 삶에 관심을 갖게 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를 ‘진짜 소통’이라고 표현한다. 대화를 하다보면 많은 사람들이 진심이라는 명목으로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조언으로 소통보다는 가르치려 하는 경우가 생긴다. 물론 나도 그러한 사람 중에 하나이다. 소통은 관심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말하기보다 상대방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는 것이리라. 소통은 표현보다는 들어주는 것에 있다는 말이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끄덕여주고 같이 호흡해주는 것으로 소통을 시작해보자.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매력적인 소설이다. 일과 관계의 균형이 무엇이고 그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나 스스로는 어떤 태도를 보이고 상급자로서는 어떤 행동을 보여야되는지를 보여준다. 단순한 화려함을 보여주기보다 나에게 어울리는 자리와 옷은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내가 있어야 할 곳이 어딘지 모르는 분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책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