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에서 핸드폰으로 게임을 하다 게임이 잘 풀리지 않아 뒤로 젖힌 시선에 <연금술사>가 자리하고 있어 책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핸드폰을 끄고 읽기 시작하여 단숨에 읽어나갔다. <연금술사>가 처음에 나올 당시 베스트셀러에 오른 책을 골라 읽었다. 그러나 이해되지 않는 비유, 난해한 표현들은 나로 하여금 <연금술사>를 온전하게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번에 우연하게 읽어내려 갔지만 여전히 나에게는 이 책의 메시지를 온전하게 느낄 수 없었다. 뒷부분에 역자 후기를 보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내게 삶의 비밀스러운 법칙들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바람이었다.'라는 글을 적어놓았다. 자괴감에 빠질 수 있는 문장이다. 하나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는 나의 지적 수준과 독서 능력을 평가받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각자에게는 '자아의 신화'가 있다고 나온다. 나는 '자아의 신화'를 본성, 재능 즉 각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것들로 이해를 하였다. 이러한 이유로 '자아의 신화'를 이루어 내는 일은 곧 우리 각자에게 예정된 진정한 보물을 찾아내는 일일 것이고, 그것이 바로 삶의 연금술임을 말하고자 한 것이다.'라는 역자의 말에 동의한다.
<연금술사>는 양치기 산티아고가 두 번의 꿈속에 등장한 바를 실현하기 위한 여정을 다루고 있다. 여정을 통해서 만나게 되는 사람들로부터 삶의 지혜, 자아의 신화, 만물의 언어 등 여러 가지 가치 있는 것들을 배워나가면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의 가장 처음 부분에 <누가복음>10장 38~42절의 말씀이 왜 나오는지 첫 페이지를 폈을 때 의아했다. 그러나 그것이 이 책의 핵심내용임을 글을 읽어나가면서 알게 되었다.
예수 일행이 여행 중 어떤 마을에 들렀을 때, 마르타라는 여자가 자기 집에 예수를 모셔들었다. 그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었다. 시중드느라 경황이 없던 마르타는 예수께 와서 말했다.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맡기는데 이걸 보고도 가만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라고 일러주십시오." 그러자 주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 몫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첫 페이지의 글을 읽었을 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주께서 하신 말씀과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헌신과 봉사보다는 '말씀'을 우선해야 한다고 말한다는 부분에 동의하기로 했다. 솔직하게 책을 읽고서도 이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의 섭리(말씀)에 따라 운명이 정해져 있고 그러한 운명을 투덜대며 걱정하지 말고 말씀대로 살며 나에게 주어진 몫을 받아들이라는 이야기 같았다. 책은 신이 정해놓은 운명을 받아들이고 운명 속의 걱정과 두려움은 걷어내라고 말하고 있다. "미래는 신께 속한 것이니, 그것을 드러내는 일은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 오직 신만이 할 수 있는 것이네.", "결국 신의 섭리에 따라 이루어질 테지요"
모든 행복한 인간이란 자신의 마음 속에 신을 담고 있는 사람이라고 마음은 속삭였다.
어려운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 소설처럼 가볍게 읽기에는 주제가 무겁고, 지나치게 무겁게 대하기에는 책을 선뜻 선택하는 것이 어렵다. 그러면 신의 섭리를 깨닫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에게 많이 읽힌 것은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삶의 지혜들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몇 가지 나에게 의미로 다가온 문장들을 나열하겠다.
인생을 살맛나게 해주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고 믿는 것이지.
자네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온 우주는 자네의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네.
'행복의 비밀은 이 세상 모든 아름다움을 보는 것, 그리고 동시에 숟가락 속에 담긴 기름 두 방울을 잊지 않는 데 있도다.' - 행복의 비밀을 알고 싶은 젊은이가 현자에게 찾아가 물었고 현자는 처음에는 숟가락에 기름 두 방울을 흘리지 말고 집을 구경하라고 한다. 구경을 마친 젊은이에게 무엇을 구경했는지 묻자 말하지 못하게 되고 두 번째는 숟가락 보다 집에 집중하여 마음 껏 구경하고 오라고 한다. 구경을 마친 젊은이는 집에 대해 설명했지만 숟가락의 기름을 사라져버렸다. 이 부분에서 현자가 말한 행복의 비밀내용이다.
우리 인간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목숨이나 농사일처럼 우리가 현재 갖고 있는 것들을 잃는 일이오. 하지만 두려움은 우리의 삶과 세상의 역사가 다같이 신의 커다란 손에 의해 기록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단숨에 사라지는 거라오.
믿음, 간절한 소망, 행복, 두려움의 인간의 감정은 신의 계획하심의 일부이므로 들뜨지도, 걱정하지도 말며 현재,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신의 섭리를 조금 더 깨달아가는 존재가 되어 일희일비하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겠다. <연금술사>를 읽고 다른 깨달음을 얻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게 바로 책이 줄 수 있는 감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다음에 다시 읽게 되면 처음 읽을 때보다 지금이 더 좋았듯 또 좋은 감상이 되리라 생각하며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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